8 스테이블 코인과 미국 국채(+ 미 국채의 디지털 수호자: 금리가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 안정성은 수요가 유지될 때만 유효하다. 최근 몇 년 간 미국의 재정 적자와 연방준비제도의 양적 긴축 정책은 국채 수요에 의문을 던져왔다. 그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구매자, 바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국채 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예상 밖의 조연이 되고 있다.
1. 금리와 수요의 역학 구조
미국 국채의 금리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결정된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국채 수익률이 오르지만, 이는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기존 투자자에겐 손실로 작용한다. 이때 지속적인 수요자가 필요한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이 역할을 떠맡고 있다.
USDT, 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준비금을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한다. 이들은 국채 수익률이 오를수록 더 많은 이자를 벌 수 있기 때문에, 고금리 국면에서 국채를 적극 매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연준의 금리 정책과 맞물려 국채 수익률 안정화에 기여한다.
2. 스테이블코인의 ‘역테이퍼링’ 효과
양적 완화(QE)가 국채를 중앙은행이 직접 사들이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민간 주체가 대신 수요를 떠안는 ‘역테이퍼링’이 일어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국채를 흡수하면서 시장 내 유동성이 줄어들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새롭게 발행되는 달러 기반 토큰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을 국채로 전환하면, 이는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간접적으로 메우는 구조로 기능한다. 발행사는 이로 인해 안정성과 수익을 확보하고, 정부는 민간 유동성을 이용해 국채를 소화한다.
3. 채권 시장의 새 플레이어
과거 국채 수요는 중앙은행, 연기금, 해외 정부가 주도했지만, 이제는 디지털 자산 기반 기업들이 실물 채권 시장의 주요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단기물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변화는 국채 시장에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시장의 유동성 기반이 다양화되어 충격에 대한 완충력이 커진다. 둘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건전성과 투명성이 국채 시장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전환되었다. 이는 전통 금융이 디지털 생태계와 상호의존적으로 연결되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다.
요약 및 인사이트
스테이블코인은 단지 디지털 자산을 넘어서, 미국 국채 시장의 숨은 수호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준비금 운용이라는 행위를 통해 국채 수요를 창출하고, 금리 안정화에 기여하는 구조는 디지털 금융이 실물 재정정책과 교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금리를 움직이는 손에는 코드와 알고리즘도 함께 얹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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